정당한 비판은 언제나 필요.. 그러나 비판과 증오는 달라

./.류근 시인 페이스북 캡처

 

[김정민 논설위원]

 

1,600만명들의 국민들이 우습나?

최근 류근 시인은 자신의 SNS에 정부의 예산안과 민생, 안보불안 등을 언급하며, 현 정권에 표를 던졌던 유권자를 확증편향과 인지부조화를 가지고 있는 사람으로 규정지었다. 더욱이 1,600만명(16,394,815명)이 찍은 대통령 덕분에 5천200만 국민이 사막에서 길 잃은 형국이 되었다는 망언까지 내놓았다. 

이전 정부의 민생 정책은 당장 삼시 세끼를 고민하지 않아도 될 수준인 대부분의 국민들에게 때이른 보편적 복지를 외치다가 정작 복지 혜택이 당장 필요한 곳에는 작동을 하지 못하는 결과를 낳았다. 이런 포퓰리즘의 한계는 수원 세 모녀의 비극으로 정확히 설명된다. 안타까운 운명을 맞이한 그 가족이 지난 5년 동안 풍족하고 행복했는데, 3월 9일 대선 결과가 나왔을 때부터 갑자기 지옥을 맞게 된 것이라고 우겨댈 것이 아니라면 말이다. 북한에게 연락사무소가 폭파되며 갖가지 모욕을 당하고, 우리 공무원이 해상에서 살해되어 불태워지고, 헌법상 우리 국민으로 규정되어 있는 탈북민을 강제 북송하여 사지로 내몰아 붙인 상황이 드러나고 있는 와중에 이제 와서 새삼스레 안보를 걱정한다는 것에 대해서는 코미디가 따로 없다.

 

누가 확증편향인가?

과거 군부가 정권을 장악하던 시절 당시, 국내에서 취재를 하던 외신기자에 따르면, 군부의 상당수가 김대중 전 대통령(당시 야당 총재)을 북한에서 지원해 주는 공산주의자라고 여겼다고 한다. 실제로 그들 대부분은 한 번도 김대중이라는 정치인과 대화는커녕 만나보지도 못했는데도 말이다. 지금 대통령 배우자에게 가지각색의 막장드라마 및 007시리즈(최근 作도 아닌 티모시 달튼, 숀 코네리 시절의 옛날 作) 안의 여성을 성 상품화하는 노골적이고 진부한 연출을 상상 적용하는 것처럼 말이다. 확증 편향은 바로 이러한 상황들을 설명하는데 적합하다. 이런 ‘확증편향’은 비단 류근이라는 사람의 개인적인 생각이라기보다 현 정부를 증오하는 사람들의 전반적인 생각인듯하다. 국민들이 지난 5년간 너무도 행복했는데 3월 9일을 기점으로 갑자기 불행해졌다는 상상을 토대로 말이다. 3월 10일부터 집이 날아가고, 없던 병이 생기고, 통장 잔고는 0이 된 것인가?

 

누가 인지부조화인가?

인지부조화에 대해서도 명확한 예는 4년 전 사건으로 설명된다. 당시 서초동에서는 검찰개혁, 조국 수호 집회가 있었다. 자녀에 입시부정에 대한 국민적 분노에 대항하여 ‘조국 가족’을 지키고자 상당수의 사람들은 거리로 나섰다. 병역과 입시는 대한민국 사회에서 역린으로 자리 잡은지 오래다. 이 역린은 기득권의 위치에 있는 부모/자녀의 특혜에 대한 일반 국민의 상대적 박탈감에 기여하건만, 서초동의 그들은 자신의 정치적 진영과 그 상징적 인물을 위해서라면 이러한 역린도 무시했다. 더욱이 그들 중 상당수는 본인 자녀에게 해외 유학이나 카르텔을 통한 입시전략을 세워주긴커녕 동네 태권도 학원도 보내기 버거운 사람들로 구성되어 있었는데도 말이다. 인지부조화는 바로 이런 상황에 정확히 들어맞는다. 결국 이전 정부를 지지(좋아) 하는 자신과, 자신과 생각을 동조하는 주변인이 5년간 행복했다고 해서 온 국민이 행복했다고 착각하는 것 자체가 인지부조화와 확증편향의 전형이라고 볼 수 있다.

 

국민들을 갈라치기 하는 습관은 도저히 못 버리나?

대선 당시 ‘2번’에 투표한 모든 유권자 때문에 5천만이 힘들다는 말은 섬뜩하다. 조금 지나면 북한 인민들이 헐벗고 힘든 것도 우리 정부 탓이라고 하거나, 우크라이나 전쟁도 현 정부 탓이라고 우기는 것이 아닐까 우려스럽다. 이번에 투표권을 행사한 16,394,815명의 유권자들은 분명 지난 5년이 너무도 실망스러웠거나 적어도 행복하지 않았던 것이다. 그래서 지난번 민주당에 표를 준 사람 중 상당수가 이번엔 돌아서서 민주당에 표를 주지 않은 것이다. 그는 이전 집권 세력이 자행했던 지난날의 과오를 돌아볼 생각을 하지 않고 국민들의 소중한 표심을 모독했다.

 

정당한 비판은 언제나 필요하다. 그러나 비판과 증오는 다르다.

영화 ‘터미네이터’ 시리즈를 보면 ‘심판의 날’이라는 개념이 등장한다. 자가 학습 발전이 가능한 인공지능 ‘스카이넷’이 어느 날 인류를 적으로 규정하여 학살을 하게 되고, 그 이후 저항하는 인간과 기계 사이의 전쟁의 시작된 날을 뜻한다. 현 정권을 증오하는 사람들은 마치 이번 대선일을 이러한 ‘심판의 날’로 여기고, 현 정부를 ‘스카이넷’으로 규정하는 것으로 보인다. MBC도 최근에 대통령의 적절치 않은 사적 발언에 대한 편파 해석 및 방송으로서 정부의 실책을 부각시키고(국내에서만이라면 모르겠지만 동맹국에까지), 야당이 반사이익을 얻어 가게끔 한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이것이 사실이라면 대한민국의 안위보다는 특정 정당을 우선시하는 전형적인 모습이라 볼 수 있다. 당(黨)을 국가 이상의 상위개념으로 두는 것은 독재국가 및 사회주의 국가에서나 볼 수 있는 일이다. 사실 여부는 곧 드러나겠지만 한 가지 분명한 것은, 지난 대선은 위대한 국민들이 지난 정권의 오만과 독주에 대한 제동을 걸고자 심판을 한 것이지, 스카이넷 같은 인공지능 따위가 심판을 한 것이 아니다. 이런 착각이 지속이 된다면 그들이 그토록 증오하는 이번 정권이 아무리 실정(失政)을 반복해도 그들이 참칭하는 ‘진보 세력’에 득점을 안겨주기엔 요원할 것이다. ‘우리만이 정의고, 상대는 적폐’라는 그들의 구호가 ‘허구’였다는 것은 이미 16,394,815명의 유권자들이 5년이라는 비싼 수업료를 치르고 나서 뼈져리게 알아버렸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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